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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산(山)불’은 꺼졌지만 ‘심(心)불’은 아직... 조회수 : 1124
  작성자 : 김종훈 작성일 : 2019-04-26









성도 여러분의 정성을 모아 12일로 강원도 산불현장을 다녀왔습니다. 산불 발생 후 그 불을 진화할 때만해도 대통령부터 시작해서 모든 언론들이 앞 다투어 생생하게 그 피해 현장을 찾아 보도했던 것과는 달리, 지금은 그 불이 꺼짐과 동시에 국민적 관심도 함께 꺼져버린 듯한 기운이 역력해 보였습니다. ‘()은 꺼졌지만 ()은 아직 여전한데 말입니다.

그런데도 이에 대해 끝까지 사회적 관심을 불러 일으켜줘야 할 거대 언론들은 오늘도 국회가 싸우는 뉴스, 마약복용과 성접대 뉴스 등으로만 도배하고 있으니 그 현장에서 뉴스를 보는 저로서도 참 안타까웠습니다. 그러니 이재민들 마음이야 오죽할까? 실제로 지금은 취재 열기도 완전히 식었고, 그나마 취재해간 것도 보도되는 걸 보지 못했다 합니다. 민심이 흉흉했습니다.

그러고 보면 그나마 영동극동방송이 복음방송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잘 하고 있음에 감사했습니다. 그 방송국도 이번에 건물과 장비가 완전히 다 불에 타 방송을 장기 중단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럴수록 복음은 사람들 마음을 더 위로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정말 단 하루도, 단 한 시간도 그 산불 와중에도 중단 없이 서울 본사에 올라가서라도, 임시 처소를 마련해서라도 방송을 이어갔다고 합니다. 역시 이런 게 방송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하여 저도 아침에 방송국 직원예배를 인도하며 맘껏 그들의 노고를 축복해드렸습니다.

그리고 이어 방문한 인흥침례교회. 목사님이 반갑게 저를 맞아주셨습니다. “그렇잖아도 우리 교회 두열이와 형렬이가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라며 남다른 감회가 오산침례교회에 있다 하셨습니다. 목사님 당신도 사택과 서재를 불에 잃고 힘드시지만 당신이 목회자이기에 또 누군가를 위로해줘야 할 처지라 누구의 위로를 받는 게 사치로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목회자로서 목회자에게 위로받을 수 있음이 너무 고맙다는 말씀에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그 말씀 한마디에 저 역시 먼 길 달려온 피곤이 싹 가시는 듯 했고, 작은 성금과 기도가 그 목사님께 힘이 되기만을 간절히 소망하였습니다.

그러면서 목사님 하시는 말씀, “그나마 다행인 것은 사택과 서재와 식당은 불탔지만 교회는 불타지 않아 예배는 계속 드릴 수 있음이 감사하고, 목사와 장로의 집은 불탔지만 성도들 집은 괜찮아서 그것도 감사하다는 고백. 예수님이 우릴 대신해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모두가 구원받은 복음의 진리가 거기서도 선포되었습니다. 하지만 사택이 전소되어 당신의 아이들과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사진들까지 몽땅 타버린 것은 너무나 서운하다는 말씀에는 목회자이기 이전에 한 가장으로서의 아픔도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그런 후 설렁탕 한 그릇을 점심으로 대접했는데, 갑자기 생각이 나서 제가 여쭈었습니다. “주일날 성도들 점심식사는 어떻게 하세요?” 그랬더니 그런 걸 묻는 분은 목사님이 처음이라시며 그것도 식당이 타버려 못하고 있다하셨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일은 제가 도시락으로 대접하겠다며 주문을 도와드리고 온 것이 그나마 마음 편안한 일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에는 천진침례교회에서 수요예배를 인도했습니다. 그런데 목사님이 광고를 하는데 5월 가정의 달 광고를 하셨습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행사 등에 대하여... “그런데 모두 취소해야 할 것 같다. 대신 그 행사비를 성금으로 모아 산불 피해 이웃들을 돕자하셨습니다. 마음이 찡했습니다. 역시 어려운 이웃은 어려운 이웃이 돕는 것임을 또 알았습니다.

그렇게 저는 일정을 마치고 오산으로 그날 밤 돌아왔습니다. 졸리는 눈을 비비며 두 번의 휴게소를 쉬며 왔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위로와 힘이 될 수 있음에 행복했습니다. 다시 한 번 성도 여러분의 정성어린 헌금에 깊이 감사드리면서, 이에 보고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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